오늘은 제가 직접 음식물 쓰레기로 퇴비를 만들어본 실험기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매일 버려지는 음식 찌꺼기가 어떻게 다시 ‘자원’으로 변하는지를 눈으로 확인한 과정이에요.

버려지는 음식물, 그냥 쓰레기일까? – 퇴비 만들기를 결심하다
하루 세 끼를 먹다 보면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양이 꽤 많습니다.
특히 과일 껍질, 채소 자투리, 커피 찌꺼기, 달걀 껍데기처럼 먹지 못하지만 자연에서 온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그냥 버리면, 매립지나 소각장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그렇다면 이걸 다시 흙으로 돌려보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비는 사실 아주 오래된 개념이에요. 예전에는 농촌에서 음식 찌꺼기를 모아 썩혀 밭에 뿌리곤 했죠.
하지만 도심에 사는 저는, 작게라도 그 원리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가정용 퇴비 만들기 키트’를 구입하고, 집 발코니 한쪽에 작은 실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첫 단계는 퇴비통 준비하기였습니다. 통 밑에는 공기가 드나들 구멍을 뚫고, 부패 방지를 위해 신문지를 깔았어요.
그리고 커피 찌꺼기, 채소 껍질, 달걀 껍데기, 바나나 껍질을 넣었습니다. 고기나 기름진 음식물은 냄새가 심해져서 제외했어요. 이후에는 ‘탄소질 재료(마른 낙엽, 톱밥 등)’와 ‘질소질 재료(음식물 쓰레기)’의 비율을 맞추는 게 핵심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비율이 맞지 않으면 악취가 나거나 썩어버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를 한 번 넣을 때마다 마른 잎과 신문지를 덮어 공기를 차단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통을 흔들어 골고루 섞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냄새가 살짝 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흙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 생명은 썩는 게 아니라 순환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3주차, 음식물이 흙이 되어가는 과정 속으로
퇴비 만들기 실험은 생각보다 시간과 관찰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첫 주에는 통 안의 온도가 거의 변화가 없었는데,
둘째 주가 되자 통을 열었을 때 따뜻한 열기와 함께 수증기가 올라왔습니다.
그건 미생물들이 분해 작업을 시작했다는 신호였어요. 온도계를 꽂아보니 약 40℃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하루에 한 번 정도 통을 열고, 안쪽을 고루 섞었습니다.
공기가 잘 통하면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고 냄새도 훨씬 줄어듭니다.
저는 매번 섞을 때마다 커피 찌꺼기를 한 스푼씩 추가했는데, 이게 탈취 효과도 있고 분해 속도를 빠르게 해주더라고요.
3주쯤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채소 껍질이나 과일 찌꺼기는 거의 형태가 사라지고, 대신 어두운 갈색의 부드러운 흙 같은 질감이 생겼습니다. 손으로 집어보면 따뜻했고, 흙냄새가 났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쓰레기였던 것들이, 이제는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변한 것입니다.
실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자연의 속도’였습니다. 우리는 뭔가를 버리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연은 그 모든 것을 다시 순환시키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어요. 퇴비통 안의 미생물, 온도, 습도 이 작은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통을 너무 꽉 채웠더니 공기가 잘 안 통해 냄새가 심해진 적도 있었고, 비가 들이쳐 수분이 과해지자 썩은 냄새가 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방법을 바꾸며 조절하니, 결국 냄새 없는 깨끗한 퇴비가 완성되었습니다.
퇴비 그 이후, 생활 속 작은 순환의 시작
완성된 퇴비는 베란다 화분에 나눠 담았습니다. 토마토, 바질, 상추를 심었는데, 생각보다 잘 자랐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실험이었지만, 이제는 제 일상 루틴이 되었어요. 매일 저녁 식사 후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모아 퇴비통에 넣고,
일주일에 한 번씩 뒤집어주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퇴비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느낀 건, ‘버린다’는 행위의 재정의였습니다.
예전에는 쓰레기를 버리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걸 다시 돌려줄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어요.
그 한 생각의 차이가,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한 퇴비 만들기는 단순히 환경 보호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주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퇴비통을 들여다보면, 생명이 순환하는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썩는 냄새 대신 흙냄새가 나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건 ‘환경 운동’이라기보다,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과정 같았습니다.
이제 제 주변 친구들에게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퇴비 만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처음엔 귀찮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놀랍도록 간단합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흙이 되어 다시 식물을 키우고, 그 식물이 다시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것 그게 바로 진짜 순환이고, 지속 가능한 삶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